삶과 일과 일상에 대한 여유와 관조

Think Things 2015. 3. 25. 09:41 by 일레븐 테크놀로지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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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아침 문뜩 x톡 단체방에서 몇가지 문장을 보다가 바쁘게 찌들어가고 있는 나에 대하여 가만히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. 나에게 생각을 던져준 문장은 이거였다.


"나 오늘은 벌써 회사네.."

"무지 빠르게..."


친한 후배가 한 말이다. 나 역시 출근중인 상황이었지만 그 말을 보면서 문뜩 말을 한 시간을 보았다.


'8시 41분'


시간을 보자마자 내 머릿속에 바로 드는 생각은


'빠른건가?'


라는 것이었다.






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5분 출근거리라는 짧은 시간동안 내 머릿속에서는 과거로의 여행을 잠깐 시작했다. 대부분의 직장 생활이 그러하듯 나 역시 9시에 출근을 하는 보통 셀러리맨의 생활을 하고 있었다. 그 속에서 내 출근시간은 남들보다 빠르게 대부분 한시간 이상은 일찍 회사에 도착하고 말이다.


사내 근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8시 40분을 넘어서야 속속들이 도착하는데, 나는 그들보다 적어도 시간 반은 늘 빨리 도착하려고 준비하였다.


'난 부지런한 사람이야'


라고 강조하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. 왜 나는 항상 일찍 도착하려 하였을까? 「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」와는 다른 이야기지만 마치 저 제목이 한 사람이 전체 내에서 다른 시간의 흐름을 갖는다는 것 처럼, 유독 조직 생활 내에서 나는 왜 남들보다 더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을까? 라는 물음이 스스로 들었을 뿐이다.





가만히 생각을 해 보면 나는 항상 어떠한 일들을 처리하려고 할 때 엔진이 예열하는 것과 같이 예비 시간을 갖는 습관이나 버릇이 있다. '스스로 습관이다'라고 특정지을 수 있는 특별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, 어떠한 일을 하려고 할 때 어느정도의 아웃라인, 스토리, 시뮬레이션 등이 머릿속으로 간단하게나마 정립되지 않으면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 꽤나 스트레스를 받는다. 오죽하면 아침에 일어나서 아날로그 시계를 보면 그 즉시 시계가 초등학생의 일과계획 시간표마냥 선들이 죽죽 그어지면서 하루에 할 일들이 눈 앞에 그려질까?


아침에 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조금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. 먼저 도착해서 고요한 사무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으면서 객관적으로 그 무엇들을 바라 볼 시간이 필요해서이다. 남들과 같이 움직이게 되면 그 속에서 바쁘게 출근해서 바쁘게 일하고, 바쁘게 마감하고, 바쁘게 퇴근하여, 잠자는 순간까지 오밀조밀하도록 항상 바쁘게 보낸다. 솔직하게 말해서 남들과 같이 아둥바둥하는 바쁨 속에서 날 관조하기란, 너무나 당연하게 해야만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 필요 이상으로 꽤나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다.


아침잠을 줄이고 조금 일찍 출근하는 것은 그 '바쁨' 속에서 스스로에게 「여유」,「관조」,「사색」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며, 나는 이 시간을 통해 전체적인 삶과 일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조금 더 멀리서, 조금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내가 갖는 오아시스같은 시간이다.


비단 출근시간만이 아니다. 외부 업체랑 미팅을 할 때에도 친구들을 만날 때에도 대부분 나는 일찍 도착해서 잠시라도 나의 시간을 갖기를 원한다. 그리고 그 잠시의 여유를 통해 준비하는 시간을 갖으면, 만남에서 대부분 리드를 해 나갈 수 있게 된다.





그렇기에 나는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던 것 같다.





여행을 남들보다 많이 해봤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몇 개국을 돌아다녀보고나서 느낀 것은... 한국, 일본, 중국 등의 아침은 빠르고 부지런하고 바쁘다. 어디를 가든 항상 위만 쳐다보고 흐름 속에서 그 길을 가야만하는 것이 아침의 출근시간부터 느껴진다.


반면, 유럽이나 중앙아시아 부근은 느긋한 아침 속에서 사색의 시간을 갖으며 여유로운 시작을 갖는 것을 자주 보게된다. 이들은 아침부터 퇴근까지도 여유가 있으며, 퇴근 후 일상을 정리하는 시간에서도 가족과 함께 꽤나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다.


우리나라는 이제 조금 살만해졌는지 바쁜 삶 속에 사람들이 많이 지쳐가는 것이 보인다. 오죽하면 2~3년 전 부터 '힐링'이란 소재가 베스트 셀러를 석권하는 일이 벌어질까? 다들 바쁘게 위만 바라보는 삶에 익숙해져있고 그렇게 배워와서 지쳐있는 것이 보인다. 삶을 좀 더 여유롭고 관조적으로 사색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우리는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.





그래서 나는 오늘도 여유롭기 위하여 조금 더 이르게 움직인다.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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